[리리] 부패론

연성 2017. 11. 24. 02:17

오갈 데 없는 마음들은 다 어디로 가나


너는 모양 없는 달 구름 속에 잠들어

별의 반짝임도 보지 못하는 눈 먼 새

사랑을 길어 올리기엔 너무 늦은 우물

독에 길든 혀로는 맛조차 보아주지 않을런지

다가갈수록 헛되이 말라붙는 꽃잎들에 웃음지어

나는 너를 썩히고서야 비로소 손에 넣으리니

이 오물 가득한 손으로 너 다시 피우겠네

햇빛이라고는 없는 머나먼 유리정원에 갇혀

너는 홀로 탐스러워라 영영 나 못 가질 낭만아

추신 따위는 없는 우리의 밤 

별 꼬리처럼 길게 나아가 떨어지자


문득 들려온 귀신 울음 같은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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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소白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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