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에 해당되는 글 33건

  1. 2020.05.26 임시2
  2. 2020.05.11 임시
  3. 2018.05.20 [블레이크] 어떤 꽃은 지지 않는다
  4. 2018.05.20 [메이그램] 그저 그뿐
  5. 2018.04.15 [잉가벨라] Dance Time
  6. 2018.04.15 [잉가벨라] 에움길
  7. 2018.04.13 [잉가벨라] 고도를 사랑하며
  8. 2018.03.19 [마틸드] She
  9. 2018.02.15 [첼시엔] 신화의 사랑
  10. 2018.02.08 [첼시엔] #1

임시2

2020. 5.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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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2020. 5. 1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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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그건 사랑이 아니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원망하는 낯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무어라 말하려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이런 이별은 이미 수도 없이 겪었고, 어떤 말도 무용하다.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상대가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를 기도하는 일뿐. 그리고.
  미안해.
  그런 말을 들으려고 한 게 아니야.
  그것도 알아.
  끝내 눈물 흐르는 얼굴을 닦아주고 다정히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것은 그녀가 바라는 진정한 연인의 몫이다. 메이 던은 모두를 사랑하며,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그게 전부다. 나는 겨우 이런 말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추우니까 장갑 끼고 가.
  나쁜 자식.
  언 뺨에 부르튼 손이 날아왔다. 그 손을 어떻게 사랑해주었는지 기억한다. 함께 약에 취해 뒹굴면서도 손가락이 뼈대가 참 곱다고, 마음에 든다고 속삭인 기억이 있다. 수많은 사람과 이별하고서도 끝내 애증의 자리에 머무른 까닭이 그것이었다. 사랑 없는 다정. 하지만 이게 사랑이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이지. 아픈 뺨을 한 손으로 어루만지며 생각한다. 우리 마음이 같지 않다 해도 내 마음을 부정하진 말아줘.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을 거짓이라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해. 알고 있잖아, 우리 둘 다 진심이었다는 걸.
  눈은 소복소복 내리고, 나는 사랑을 잃고 군중 속에 튀어나온 못처럼 홀로 섰다. 마지막은 번번이 씁쓸하다. 그래도 붙잡지는 않는다. 나를 사랑한 사람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다.
언젠가부터 만남 이전에 이별부터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그런 생각이, 수만 번째로 스쳐 지나간다. …… 미안, 미안해. 이유도 청자도 없이 뇌까린다. 누구도 나를 개의치 않는다.
  불현듯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핸드폰을 꺼내 이제는 익숙한 번호를 누른다. 신호음이 가고, 곧 상대가 전화를 받는다. 나는 상대가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선수를 친다.
  보고 싶어, 잉그램.
  이런 나조차 긍정하고 사랑하는 네가.

  네게 사랑받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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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소白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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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가벨라] Dance Time

2018. 4. 1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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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가벨라] 에움길

2018. 4. 1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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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드] She

연성 2018. 3. 19. 16:34
이제 와 열정 불태우기에는 내 앉은 자리가 너무도 깊고, 네 발걸음은 칼바람에 쉬이 지워진다. 황무지에 이따금 핀 히아신스를 보며 어느 병약한 소년과 비밀스러운 화원의 이야기를 떠올리기엔 우리 모두 나이를 먹었겠지. 그럼에도 이 또한 지나갈 것을 알면서 밀어내지 않음은 내 마음 또한 노쇠한 증거일까. 비 없이 갈라진 땅에 씨를 뿌려 싹이 나는지 지켜보아라. 내 그 곁에 흔들의자를 두고 책을 읽으며 이따금 너와 대화하겠다. 햇빛이 눈을 찌르거든 눈살을 찌푸리며 낯을 피하고, 달빛이 구름에 숨어 이지러지거든 어둠 속에서 고요히 빛나는 눈을 들여다보는 일을 함께하겠어? 그리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시간을 낭비하다가, 어느 날 내가 한 줌 흙으로 돌아갈 적 황혼녘에 작은 나무 비 하나를 깎아 태워다오. 그 타는 소리가 우리의 마지막 음악이 되겠지. 한 음 한 음이 바람에 실려 아주 머나먼 곳, 대양이 티폰처럼 웅크린 곳에 가 닿겠지. 페르세포네의 석류는 좋아하느냐? 낭만이라곤 조금도 없는 곳에 불꽃처럼 추락해주어. 모든 별이 한없이 높게만 보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
사랑은 않는 에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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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소白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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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자작 시나리오 <네게 헬리오트로프를>의 네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줄리엣:누구의 안내로 여길 찾아오셨나요?

로미오:사랑이 나를 안내했지요.

-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루시엔은 어렸다. 이제는 다 큰 것 같아도 열네 살 적 데려다 길렀으니, 아직도 그 낯이며 몸 선에서 어린 날의 흔적을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다. 발긋한 뺨에는 솜털이 남았고, 곱게 뻗은 팔다리는 타고난 굴곡이 있다. 거의 동생 키우듯 한 아이이니 속속들이 아는 것이 당연하다 해도 첼시 스트라우스와 루시엔 스트라우스 사이에는 사람들이 으레 생각할 법한 것 이상이 있었다. 혹자가 미친 자라 손가락질하여도 첼시 스트라우스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연 그런 사랑은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하니,우자들이 드물게 제대로 보았다 칭찬해주리라. 인간의 한계에 가까운 지능을 타고나 모든 인간을 공정히 멸시하던 이가 처음으로 타인의 손을 잡으니, 그것이 사랑인가 하였다.

  그간 감흥도 없던 낭만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로맨스들을 일시에 이해했다. 인간을 죽이는 과학적인 방법은 무수히 많되, 반대는 그렇지 못한 지성의 한계에 도전했다. 모든 것이 한데 박살나 잿빛으로 물들어도 돌아보지 않고 죽은 사람을 사랑했다. 실로 간절한 광기였다. 그리고 모든 것의 끝에서, 첼시 스트라우스는 그의 소년에게 종말을 고했다. 안녕, 이제 너의 어여쁨이 썩어 문드러지도록 허락할게. 인류 최고의 지성이 선언하자, 일이 그의 뜻대로 되었다.

  새로 만난 소년은 루시엔이라 했다. 루시엔. 루시엔Lucien이 아닌 루시엔Luthien. 코웃음이나 치던 낭만 속 구원자의 이름. 당연한 작명이었다. 귀에 익은 아이의 발걸음, 그 목소리, 주저 않고 뻗어오던 손이 구원이 아니라면 세상에 구원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루시엔은 이전 아이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 아이는 첼시 스트라우스의 무용한 눈을 밝혀 길을 일러주었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앞에 있는, 처음으로 저를 구하러 온 아이임을 그때 알았다. 새로운 앎으로 생이 트이고, 열정이 타올랐다. 전에 없이 입맞추고 끌어안아 엉켰다. 생전 처음 해보는 것들을 오롯이 소년과 나누었다. 해줄 수 있는 것들이 고작 그 정도인 어른을 아이는 기꺼이 용서했다. 들끓는 애욕을 누를 길이 없어 사랑의 이름이 끝없이 불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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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소白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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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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